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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핑,여행,나들이

용유도 마시안갯벌, 조개 밭!

지난번 무의도를 다녀오다 보았던 놀라운 조개캐기 성공사례...

그후로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보았더니 그와 같은 성공담이 여럿 있었다.

두 시간만에 이~~~~만큼!!!대박하면서 양파망 혹은 아이스박스에 꽉꽉 눌러담은 조개 사진들에 얼마나 자극 받던지....

 

그래서,

왔다네, 왔다네 내가 왔다네!

 

어디가 좋을까 하고 둘러봐도 해안가란 해안가는 몽땅 사유지다.

주차할만한 곳도 타프 하나 칠만한 곳도 몽땅 사유지다.

이런~~!!! 당황스러웠다. 그러다가 찾은 곳.

 

다른 블로그에서 보았던, 야영을 한다는 솔밭이 여기인듯.

 

 바로 앞에 넓디넓은 마시안해변이 펼쳐져 있고, 솔밭으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완전 끝내주는 곳!

평상대여료가 좀 비쌌지만...(아래 보이는 제일 큰 데크가 40,000원 / 당일인지 1박인지는 안물어봤다)

두 동생네 가족이랑 우리 열명이 머물다 가기엔 그리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완전간조시간이 오후 네 시.

점심은 꽃게라면~~~~두둥~~!!

 

 

다시마를 넣고 물이 끓어오르길 기다리면서 꽃게를 잘 손질해 둔다.

조갯살, 새우살 그리고 꽃게를 듬뿍 넣어준다. 거품은 걷어내고...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라면을 넣고 파 송송 썰어넣으면

끄~~~~~~~읏!

 

 

휴대가스렌지의 약한 화력을 감안해 라면은 4인분씩 두 냄비에 나눠서 끓여주는 것이 좋다.

그래도 좀 퍼진듯한....(아쉽지만~~~~)

밥먹자아니 꽃게라면 먹자!!! 맛있게~~~

 

 

꽃게딱지라면.ㅋㅋㅋㅋ지금도 군침 돌아~~~

 

 

배도 든든빵빵하게 채웠으니,

자~~~떠나자 조개 잡으러~~~

 

 

밥상을 치우는 사이 아이들은 벌써 갯벌 속으로 들어가 저만치 앞서 걸어가고 있다.

 

 

오후 햇살 참 따스하다....

이 좋은 햇볕을 찐득거리는 크림따위로 블락해야 할까.........아까운 가을볕....

 

 

 

 

 

갯벌로 들어서자 마자 조개가 있나 하면서 간보는 네 명의 조카들과 남편.

 

 

 

조개 좀 캐봤다는 작은 동생, 더 깊이 들어가야 해!!!하며 성큼성큼 지나간다.

 

 

 

안으로 더 들어가자.

작은 녀석 하나 캐더니 좀 더 머물러 보겠다는 큰 동생~! 그러셩 하고 버리고 떠나는 큰 올케.

오랜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굳이 행동을 같이 하지 않아도 불안하거나 서운하지 않아지는 것...ㅋㅋ

 

 

 

갯벌은 조개를 캐기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까...

 

 

 달리고, 웃고, 이야기하고....

 

 

 

갯벌이 생각보다 단단하다.

철벅철벅, 미끄덩 거리는 느낌이 싫었는데... 웬걸....참 곱고 깨끗하다....

파도로 만들어진 물살모양의 바닥에 여기저기 구멍이 보였다. 물고기 알주머니인지....뭔지 큰 거품주머니도 있다.

 

 

게다!

 

ㅋㅋ 발로 슬쩍 물살을 일으키기 총총총 옆걸음으로 가더니 구멍으로 샤샤삭 들어가 버린다...

 

 

 

 

물이 쪼옥 빠진 곳이라야 조개 찾기가 쉽다는 작은 동생의 조언에 따라....

작업장소 찜해서 채취 시작!

 

 

한 줄로 늘어서 있는 나무 막대는 무슨 용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도 거기서 열심히 열심히 갯벌을 일구었다.

주변을 휘 둘러보던 남편이 말한다.

"이게 일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암담할까....조개넘들이 어딨는 줄 알고 이 넓은 갯벌을 헤매고 다닐려고 해봐라....."

"....그러게...."

 

 

 

바로 옆에서 이상한 도구로 갯벌을 훑고 있는 아저씨를 보고 동생이 다가가서 뭐라뭐라 물어보고 있다.

'''''

약간의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남편이 호미질을 멈추지 않으며 또 말한다.

"저게 더 힘들것 같아. 허리 더 아파 보임!"

"......그러게....."

 

 

그 때, 조카 현우가 슬슬 다가온다.

 

개불만한 지렁이를 가지고 동생에게 들이밀어 놀래키고,

어른들한테도 들이밀어 놀래키고....

현우, 열 네살......저러고 노는 천진난만함이 얼마나 좋으냐.....사춘기 더런 성질머리는 개에게나 줘버려라~~!!!!

 

지렁이, 게, 조개...

잡은 것마다 자랑질~~~~

카메라 앞에서 저렇게 자유롭다니 사춘기가 아닌것이 분명하다! ㅋㅋㅋ

 

이건, 자랑할 만하다. 그렇구말구...까리한데

 손바닥보다 큰 조개를 찾아냈다는 것.

 

현빈이는....

 게잡이...

게를 잡아 싸움을 붙여보거나 짝을 지어주고 싶은데, 암수 구별을 못해서 싸움도 짝도 못만들어주고...

고모부 옆에서 잡은 조개 세어보거나, 뻘을 닦아내는 일을 거들고 있다.

 

 

남편은 난생 처음 조개를 캐내면서 지난 초여름 매향리갯벌 잔혹사를 잊을 수 있다고 한다.

 

 

 

 한 시간쯤 지나고 양파망에 조개가 많아지자 조카들의 탄성과 호기심도 사그라 들었다.

 그것보다는 갯벌에 퍼져 앉아서 하는 뻘반죽놀이를 훨씬 재미있어 했다.

 

 

두시간쯤 지났을까....돌아보니 해변이 꽤 멀리 있다.

일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주변에 사람들도 거의 돌아가고 없다.

군데군데 물이 쪼옥 빠져 있는 곳을 캐면서 해변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저만치 쑤욱 빠져 멀어졌던 바다가 갯벌을 적시듯이 스믈스믈 다가오고 있었다.

 

 

추분이 며칠 전이었던가,

다섯시쯤의 태양은 하루 몫을 다 해낸듯 물과 부딪쳐서 반짝일 정도의 힘만 남겨 둔 것 같다.

아....이 때가 나는 참 좋다.

 

 

해변으로 돌아오면서 만난 작은동생네도 꽤 조개를 캐 놓았다.

가족단위 기념촬영^^

 

"이만큼 캤어요~~~~~나, 일당은 한 걸까요????"         

 

저렇게 조개를 매고 일부러 사람들 모여 있는 쪽으로 다가가 스윽 지나가 보았다. 많기도 하거니와 씨알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면서....ㅋㅋ

보고있나

쪼그리고 앉은 사람들의 눈이 부러움과 신기함에 가득차서 빨간 양파망을 따라간다. 그리고는 일행과 눈을 맞춘다.

여자와 여자가 눈을 맞출 때는 부러움의 말을 주고받는다.... 여자와 남자가 눈을 맞출 때는...

ㅎㅎㅎ 이때는 남자가 여자의 눈을 피하더라는....

 

 

 

돌아오는 길이 꽤 멀다.

이렇게 멀리 갔었나 싶었다. 나갈 때는 거리감을 못느꼈는데.....

 

 

두시간 반쯤의 성공적인 조개캐기가 끝났다.

왼쪽의 하얀껍질의 조개가 깊은 곳에서 찾아낸 것들이고, 오른쪽의 알록달록 아름다운 조개가 조금 가까운 곳에서 찾아낸 것들이다.

 

 

조개 종류는 잘 모르겠다.

야영장의 식당에 물어보았는데 거기 일하시는 분들도 잘 모르신다.

다만, 비싼 조개라한다. 이렇게 큰 것들을 어찌 캤나 한다. 거기 덧붙여서....

"이거 집에서는 해감하기 어려워서 먹기 힘들텐데....."한다......

안그래도 흰색껍질 조개는 갯벌 깊이 박혀 있던 것들이라 해감이 걱정이었다.

 

후다닥 저녁을 해 먹고 떠나기로 했다.

식당에 물어보니 뻘에서 막 잡아온 낙지가 몇마리 있다고 했다. 한 접시 썰어왔는데 이넘들 힘이 하나두 없다...

ㅋㅋ기진맥진해서 날 잡아드슈 하고 늘어져 있다. (해도 지고 바쁜 마음에 사진을 못찍음..ㅠㅠ)

그래, 잡아드시마....

파닥파닥 날뛰는 싱싱함은 없어도 아주아주 부드럽고 쫄깃했다.

한 접시 3만원.

낙지를 팔아줘선지 식당 아주머니가 아까 그 조개 미역국 끓일 때 넣으면 국물이 끝내준다는 tip을 준다.^^

 

위의 우리가 머물렀던 솔밭야영장.

평가가 필요하겠냐만은.....아쉬움이 많았다.

다른 건 그렇다치고 제일 불편했던 점.... 쓰레기는 우리가 몽땅 하나두 남김 없이 되가져 가야 한다!!!!

그리고, 손님을 뜨네기 취급한다는 점....아쉽다 아쉬워....참 괜찮은 곳이지만 또 찾고 싶지는 않게하다니....

 

 

아무튼, 즐겁고도 보람찬 하루일을 끝내 놓고서~~~~

 

 

식당에서 바닷물을 얻어와서 하룻밤을 재워두었더니 참 많이도 토해내 놓았다.

깨끗이 씻어서 쪄 먹을 것이다...

 인터넷에 조개종류를 검색해 봐도 잘 모르겠다.

혹시 누군가 이글을 읽고 가르쳐 주면 좋겠다.

 

아주 작은 것들은 찌게나 국에 넣으려고 골라내고 찜통에 쫘악 깔았다.

 

십여분 바글바글 끓이면 껍질이 짝짝 벌어지면서 다 익은 모습으로 두둥~~~

야들야들하고 깨끗한 조갯살....그런데 육즙이 다 흘러버려 아깝다.

 

 

꽃게 몇 마리 쪄서...

하루 지난 조개캐기 뒷풀이 들어간다~~~~~

 

맛은...

흰색껍질조개보다 동죽이랑 알록달록한 조개가 더 통통하고 야들야들하고 들큰하더라는....

모시조개일수도 있는 흰색껍질조개는

크기에 비해 살이 작고 단단했으며....육즙이 별로 안나오고....게다가 해감이 완벽하게 안 되어서 자글자글 뻘이 씹히는 치명적인 오점이!!!

 

굳이 멀리 + 깊이. 그러니까 많이 걸어가서 대략 15~20cm정도 파고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흰색껍질조개보다

살살 윗부분만 캐면 드러나는 알록달록한 껍질의 조개 혹은 동죽에 집중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라는 결론! 

 

조개를 먹으며 남편이 결론을 내린다.

"재미는 있었지만, 또 갈만큼 효율적이진 않다. 그냥 사다 먹자!"

".......그러자......"

 

호미질과 쪼그려앉음질에 온몸 구석구석 퍼진 젖산을 소주로 풀자구....한 잔 쭈욱~~~~~피곤해